경남 합천을 여행 하면서,

묘산면의 고택 "묵와고가"를 찾았으나 명절연휴라 문이 닫혀있어,

발길을 돌려 고가에서 멀지 않은곳으로 산속 깊이 숨어있는"합천 묘산면의 소나무"를 찾았습니다.

 

"화양리 구룡송(龜龍松) 소나무" 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경상남도 합천군 묘산면 화양리 상나곡에 있는 소나무로,

19가구가 살고있는 상나곡 마을은 해발 500m 정도 되는 곳에 위치한 산속 깊은 오지 마을에 숨은듯 자리해 있습니다.

 

 

 

우리나라 소나무의 3대 명품이라면 유명한 속리산 법주사 입구의 "정이품송"과,

등기된 자기 땅을 가지고 세금까지 내는 경북 예천의 "석송령(石松靈)"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소나무이며,

나머지 하나는 우아하고 기품있는 소나무 경남 합천에 있는 천연기념물 289호 "구룡목(龜龍木)"일것 입니다.

 

 

 

마을앞 조금 낮은곳의 작은 개울이 흐르는 밭둑에 터를 잡고 있는,

약 500년 수령(樹齡)의 소나무 크기는 높이가 17.7m, 가슴높이 둘레가 6.15m, 뿌리 근처 둘레가 6.8m, 가지 밑의 높이가 3m이고,

수관폭은 동-서 25.2m, 남-북 24.5m로 해발(海拔) 500m 정도의 고지(高地)에서 홀로 자라는 고립목(孤立木)입니다.

 

 

 

소나무는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나무의 하나로,

산림청이 한국갤럽을 통해 일반인을 상대로 좋아하는 나무를 설문한 결과,

절반 가까운 45.7%가 소나무이었고 은행나무가 7.5%로 2위에 올랐다고 소나무에 대한 애정을 알수가 있습니다.

 

 

 

묘산면의 소나무는 "구룡목(龜龍木)"이라고도 하는데,

나무의 껍질인 수피(樹皮)가 거북이 등같이 갈라지고 수형(樹形)이 용같이 생겼다고 해서 얻어진 이름으로,

소나무의 가지 끝이 용의 발톱을 닮아 구부려진 모습을 볼수있습니다.

 

 

 

거북의 등같이 선명하게 갈라져있는구룡송(龜龍松)의 수피(樹皮)를 다시보게 됩니다.

 

 

 

구룡송(龜龍松)은 반송처럼 뿌리에서 곧장 세 갈래의 줄기가 거의 같은 굵기로 자라고 있는데,

하늘을 향해 뻗은 세 줄기가 마치 호랑이의 포효하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조선조(朝鮮朝)때 김제남(金悌男)(1562-1613)은 그의 딸이 선조의 계비(繼妃)가 됨으로써,

영돈녕부사(領敦寧府使)를 제수 받고 연흥부원군(延興府院君)으로 봉해졌다가,

1613년(광해군 5년)에 이이첨(李爾瞻)등에 의해, 

인목왕후(仁穆王后)의 소생인 영창대군(永昌大君)을 추대하려 한다는 무고를 받고 사사(賜死)되었습니다.

김제남(金悌男)이 역적(逆賊)으로 몰려 삼족(三族)이 멸(滅)하게 되자,

그의 재종제(再從弟: 6촌)되는 이가 화(禍)를 피하여 오지인 이곳으로 내려와 소나무 밑에 초가(草家)를 짓고 살았다고 합니다.

 김씨(金氏)의 후손(後孫)들과 마을 사람들이 이렇게 전하고 있어 이 나무의 수령(樹齡)을 500년으로 추정(推定)하게 된 것입니다.

 

 

 

구룡목(龜龍木)은 가지가 2.5∼3.3미터 높이에서 갈라져 아래로 처지는데,

그 모습이 독특하며,

바로 옆에는 지름 20cm남짓한 자목 인듯한 다른 소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는데,

품에 안긴듯 묻혀있어 자세히 보지 않으면 구별이 안될 만큼 구룡목의 가지와 붙어 한그루의 나무로 보입니다.

 

 

 

예로부터 소나무는 신성한 나무이기 때문에 하늘에서 신(神)이 하강할 때는 하늘 높이 솟은 노거송(老巨松)을 택한다고,

우리 선조들은 믿어왔으며 신목(神木)으로 존경받는 소나무는 함부로 손을 대거나 부정한 행위를 하면 재앙을 입는다고 믿었는데,

산에 있는 산신당의 신목은 소나무가 대부분 입니다.

소나무를 집 주변과 무덤 주위에 심으면 생기(生氣)가 돌고 속기(俗氣)를 물리칠 수 있다고 하며,  

소나무 순이 많이 죽은 해에는 사람이 많이 죽고 소나무가 마르면 사람에게 병이 생긴다고도 했었습니다.

이곳의 구룡송은 아랫쪽에 살고 있어서 "할매소나무"로 불렸으며 마을 뒷산에는 더 큰 "할배소나무"가 있었는데 고사 했다고 하며,

이 마을에서는 구룡송(龜龍松)을 수호신으로 여기고 음력 정월 보름에는 당산제를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화양리 구룡송(龜龍松)을 보았으니 소나무에 대해 알아 봅니다.

소나무에는 예부터 불리워져 오는 이름이 여러 가지가 있고 학술적으로도 몇 가지 종류로 나누어 지는데 우리가 흔히 보는 소나무는,

한자로는 나무줄기가 붉다고 하여 적송(赤松) 혹은 주로 내륙지방에 자란다고 하여 육송(陸松)이라 하며,

우리의 주변에 약간 구불구불하게 자라서 운치는 있으나 반듯하지 않아 목재로서는 별로 쓰임새가 별로 없을 것 같은 소나무 이지만, 

강원도 지방에 가면 쭉쭉 뻗은 붉은 껍질의 늘씬한 소나무도 있어 여러 모양의 소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태백산맥 줄기를 타고 금강산에서 경상북도 울진, 봉화와 영덕, 청송등 일부지역에 자라는 소나무는,

우리 주위에서 보는 일반 소나무와는 달리 줄기가 곧바르고 마디가 길고 껍질이 유별나게 붉습니다.

그래서 이 소나무는 금강산의 이름을 따서 금강송(金剛松), 금강소나무 혹은 줄여서 그냥 강송(剛松)이라고 이르는데,

강송은 결이 곱고 단단하며 켠 뒤에도 크게 굽거나 트지 않고 잘 썩지도 않아 조선시대부터 소나무 중 최고급의 목재로 이용되어 왔는데,

일제 강점기에 철로가 놓이면서 춘양역에서 온 소나무란 뜻으로 춘양목(春陽木)이라 부르기 시작하여 그 명성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소나무에는 적송, 육송, 강송, 춘양목이라는 여러 가지 이름이 있으며 적송과 육송은 소나무를 한자로 쓸 때 표기하는 말이고,

강송은 태백산맥 일대에 자라는 형질이 우수한 소나무, 즉 일반인들이 말하는 춘양목을 일반 소나무와 구별하여 붙인 학술적인 이름입니다.

따라서 춘양목과 강송은 같은 나무이며 금강산까지 자라는 나무이므로 강송이라는 이름이 더 격에 어울리는 단어 입니다.


소나무와 매우 닮은 나무로 곰솔이 있는데 나무 껍질이 검으므로 검솔이 변하여 곰솔이라고도 하며,

한자 이름 그대로 흑송(黑松), 바닷바람과 염분에 강하여 주로 바닷가에 자라므로 해송(海松)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실제로는 깊은 산골을 제외하면 내륙지방에도 흔히 자라는 소나무의 한 종류로 언급했던 적송(赤松)은 껍질이 붉고 겨울눈과 새싹이 거의 붉은 빛이며,

솔잎이 부드러운 반면 곰솔은 껍질이 검고 겨울눈과 새싹은 거의 흰 빛이며 솔잎이 억세고 빳빳합니다,


수입하여 심은 소나무 종류에는 야산이나 척박해 보이는 산에 흔히 자라는 리기다소나무가 있는데,

북미의 대서양 연안이 고향으로 1907년에 가져와 황폐한 산지를 복구할 목적으로 전국에 많이 심었었습니다.


반송(盤松)은 소나무의 한 품종(品種)으로서 일반소나무가 하나의 줄기만 올라와서 크게 자라는 데 비하여,

반송은 거의 땅의 표면부터 줄기가 여러 개로 갈라져 전체적인 모양이 부채를 편 형상이 되는 것이 특징으로,

소나무의 운치를 만끽하면서도 부드럽고 아기자기한 맛을 느낄 수 있어서 정원에는 빠지지 않은 조경수로 인기가 있으며, 

전북 무주군 설천면 삼공리 및 경북 구미시 선산읍 독동리의 천연기념물 291호, 357호의 반송은 아름다운 모양으로 유명 합니다.


또한 처진소나무는 특이하게도 능수버들처럼 가지가 아래로 처지는 소나무인데,

경북 청도 매전면 동산리와 운문사에 각 각 한 그루씩 자라고 있습니다.

 

 

 

화양리 구룡송(龜龍松) 아래를 한바퀴 돌면서 나무 만큼이나 잘생긴 솔방울을 줏어와서,

흐르는물에 씻어 먼지만 제거한후 물에 담궈 수분을 주면 밤톨처럼 오므린 모습을 보여주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습기를 발산시키며 꽃이피듯 솔방울은 벌어지는데,

고유의 향인 솔향을 함께 풍겨주어 천연가습기로는 더할나위 없이 좋습니다.


산위의 할배소나무를 먼저 보내고,

오지의 비탈에 왕가의 비애를 담고 외로이 서 있지만,

고고한 자태에 흠뻑 빠져드는 "합천 묘산면의 소나무" 구룡송(龜龍松)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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