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정자 문화재 탐방길에서,

광주광역시 광산구 본덕동 마곡마을에 있는 호가정(浩歌亭)을 찾았습니다.

 

광주광역시의 문화재자료 제14호로 지정된 호가정(浩歌亭)은,

노평산(盧平山) 기슭의 극락강과 황룡강이 합류하여 경관이 빼어난 곳에 자리해 있으며,

 

 

 

호가정(浩歌亭)으로 오르는 계단 옆에는,

정자의 주인인 설강(雪江) 유사(柳泗)의 시비(時碑)들이 있어,

 

 

 

설강(雪江) 유사(柳泗)의 호가정운(浩歌亭韻)에 있는 시의 일부를 시비(時碑)를 세워 두어,

시원한 돌베개에 솔 그늘 더욱 짙고              바람은 난간을 돌아 들빛이 뚜렷하네

차가운 강물 위의 밝은 달빛 아래                눈을 실은 작은 배가 한가로이 돌아온다

아래는 구강(九江) 이은 위에는 하늘인데       늙은이 할 일 없어 세속에 내맡겼네

바빴던 지난 일을 뭣 하러 생각할꼬              늦 사귄 물새가 한가로이 졸고 있네

 

 

 

설강(雪江) 유사(柳泗)의 또다른 시비(時碑)를 볼수 있습니다.

 

 

 

호가정(浩歌亭)은 조선 중·명종대의 문신 설강 유사(雪江柳泗)(1502~1571)가 만년에 지은 정자로,

1558년(명종 13) 처음 세웠으나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겪으면서 불타 없어져,

1871년(고종 8년)에 다시 세웠고, 1932년과 1956년에 중수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정자는 정면 3칸 측면 3칸의 골기와 팔작지붕 건물로,

당초에는 중앙에 거실을 두었으나 중수할 때 이를 없애고 전부 우물마루로 고쳤으며, 

사방좌우 모서리에는 1칸씩의 낮은 난간을 두었고 사방 중앙칸의 가운데는 난간을 열어두어 출입에 편리하도록 하였습니다.

 

 

 

호가정(浩歌亭)은 호남정자의 전형으로 가운데 방을 둔 구조로 우물마루로 되어있고 들문이 사방에 위치하지만,

 지붕 상단에는 다락형태의 흔적이 있는것으로 보아 원래부터 이런 형태는 아니고 변형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마루방의 사방은 분합문으로 되어있어,

분합문들은 모두 들어 올려두어 정자의 아름다움이 더욱 돋보이는듯 합니다.

 

 

 

마루방의 천정의 모습으로,

다락형태의 흔적으로 보이는데 마치 마루방의 아래에서 올려다보는듯 합니다.

 

 

 

호가정(浩歌亭)의 현판으로,

호가정이라는 이름은 송나라 소강절(邵康節)이 말한 호가지의(浩歌之意)에 담긴 뜻을 취하였다고 합니다.

 

 

 

정자의 마루위에는,

"호가정원운", "근차설강정운", "근차판상운"등과 오겸, 이안눌, 김성원 등의 "누정제영(樓亭題詠)" 편액이 올려져 있으며,

 

 

 

설강(雪江) 유사(柳泗)의 호가정기(浩歌亭記)가 있고,

 

 

 

순창이 배출한 대유학자로 조선 후기의 주자학자이며 위정척사파의 정신적 지주였던,

노사(蘆沙) 기정진(奇正鎭:1798~1879)의 "호가정 중건기(浩歌亭 重建記)"를 볼수 있으며,

 

 

 

후손 유보한의 "호가정 중수기(浩歌亭 重建記)"의 편액도 있습니다.

 

 

 

호가정(浩歌亭)의 마루에서 영산강을 내려다 봅니다.

 

 

 

호가정(浩歌亭)을 노래한 설강(雪江) 유사(柳泗)의 시(時)를 가져와 봅니다.

鷗盟晩日未宜寒  斲石臨流起曲欄    갈매기 맹세는 해가 져도 추위를 모르기에     바위를 깎아서 물가에 정자를 지었다네.

山勢任形高下影  魚群得計淺深灘    산세는 형체를 따라서 그림자 높낮이고        고기떼 맘대로 노닐고 여울은 옅고 깊네.

 

 

 

극락강과 황룡강이 합류하는 영산강 상류쪽의 풍경으로,

호가정(浩歌亭)은 "영산강 8경"중 영산강 6경의 경치가 빼어난 곳으로,

 

 

 

광주 호가정(浩歌亭)은 광주시관광협회가 선정한 광주.전남의 8대 정자중  제4호로 지정되었는데,

참고로 호남의 8대 정자에는 광주 호가정(浩歌亭)외 담양의 식영정(息影亭)과, 나주의 영모정(永慕亭), 곡성의 함허정(涵虛亭)이 있고..

화순에 있는 물염정(勿染亭), 영암의 회사정(會社亭), 장흥의 부춘정(富春亭)이 있으며 완도 보길도의 세연정(洗然亭)이 있습니다.

 

 

 

호가정(浩歌亭)의 주인인 설강 유사(雪江柳泗)(1502~1571)는,

1522년(중종 17) 21세 때 사마시에 합격하였고 중종 23년(1528년) 별시문과에 급제하여,

무장현감, 전라도사, 종성부사 등 여러 관직을 역임하였으나 을사사화 이후 권신 이량의 모함으로 벼슬을 그만두고 이곳으로 낙향하였고,

당대의 명유인 이황, 이언적, 오겸 등과 교분을 가졌고 사위로 맞이한 김성원과 후대의 이안눌 등이 그의 시를 즐겨 차운 하였는데,

설강은 호남의 가사문학과 연이 깊어 환벽당의 주인인 김성원의 장인이며 관동별곡을 쓴 정철을 가르치기도 하였습니다.

사후 광주 경렬사에 배향되었으며 '설강유고집'(雪江遺稿集)과 '위친필봉제축유서'(爲親筆奉祭祝遺書)가 전하고 있습니다.

 

 

 

영산강 8경중 제6경의 빼어난 곳에,

호남 8대 정자중 제4호로 광주를 대표할만한 정자로,

진흘탕 당파싸움을 벗어나 낙향하여 향년 71세로 세상을 떠날때 까지 당대 명사들과 교유하며 유유자적한 삶과 후학을 양성하며 여생을 보냈던 설강(雪江) 유사(柳泗)의 정취를 엿볼수 있는곳으로,

광주의 아름다운 정자 문화재 "호가정(浩歌亭)"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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