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함양의 정자 문화재 탐방에서,

경남 함양군 서하면 황산리 화림동 계곡의 정자, 동호정(東湖亭)을 찾았습니다.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381호로 지정된 동호정(東湖亭)으로,

옛부터 화림동(花林洞) 계곡에는 팔담팔정(八潭八亭)이 있어 선비들의 명소로 명성을 얻었는데,

팔담팔정은 여덟 개의 담과 여덟 개의 정자를 일컬음으로 화림동계곡의 아름다움을 대변 하는듯 하며,

동호정(東湖亭)은 임진왜란 때 선조 임금을 등에 업고 의주로 피난을 했다는 조선 선조때의 학자인 동호(東湖 ) 장만리(章萬里)가,

관직에 오르기전 고향인 서하면 황산마을의 낚시 등를 즐기며 유영 하였던 곳에, 

그를 기리기 위해 그의 9대손으로 가선대부오위장을 지낸 장재헌 등이 중심이 되어 1890년 경에 지었으며,

1936년에 중수가 있었고 정자의 중앙에 방을 들였던 흔적으로 보이는 판벽(板壁)을 볼수 있습니다.

 

 

 

동호정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로 세워진 단동의 중층 누각건물로,

내부에는 배면의 중앙칸을 막아 구성한 판벽이 남아 있는데 거연정과 마찬가지로 방을 들였던 것으로 보이며,

정면의 좌측으로 통나무를 깎아 만든 계단을 두어 누로 오르게 하였고,

4면 모두 기둥의 바깥쪽으로 약 30cm 정도를 연장하여 계자난간을 둘렀습니다.

 

 

 

동호정(東湖亭)에는 2개의 현판이 올려져 있어,

정자로 들어가면 모이는 현판이며,

 

 

 

계곡의 차일암(遮日岩)을 내려다 보이는 방향의 동호정(東湖亭) 편액으로 글씨체가 다릅니다.

 

 

 

정자의 2층 누마루로 오르는 계단은 통나무를 잘라 층계를 만들어 두어,

투박해 보이기도 하지만 자연친화적이며 가파른 계단을 조심스레 올라야 한다는 암시를 주는듯 합니다.

 

 

 

정자의 마루위 에서는 여러개의 시판을 볼수 있고,

 

 

 

문화(文化) 류석룡(柳錫龍)의 시판이 있으며,

 

 

 

은진(恩津) 임석희(林奭凞)가 쓴 동호정 상량문(東湖亭 上樑文)편액이 올려져 있습니다.

 

 

 

정자의 마루에서 보이는 차일암(遮日岩)주변의 풍광으로,

화림동(花林洞)이란 이름처럼 예전에는 꽃과 나무가 많았다고 하며,

완만하면서도 긴 계곡에는 아직도 멋진 바위들이 물길을 막아서고 또 곳곳에 울창한 숲이 버티고 있어 보기 드문 절경을 빚어내고 있습니다.

 

 

 

정자는 천연의 평탄한 암반위에 조성하여 초석은 쓰지 않았고 기둥은 모두 원주를 사용하였는데 ,

하주는 직경이 큰 재목을 틀어지거나 울퉁불퉁한 채로 대강 다듬어 사용하였으며,

마루위의 기둥은 하부에 4각형으로 모를 줄인 초석형태의 부재를 사용하였으며 4면의 추녀 끝부분에는 활주를 세워 건물의 안정감을 높혔고,

기둥위에는 2익공계의 공포로 장식을 하였으며 창방과 처마도리 장혀 사이에는 원형의 화반을 끼워 장식하였습니다.

가구는 5량 구조로 대들보위에 동자주를 세워 종보를 받도록 하였고 종보위는 반자를 설치하여 격을 높였으며,

종보의 보아지는 초각하여 익공을 꾸미고 종보에는 봉두를 달아 촛가지 위에 올렸고,

종보를 익공으로 장식하는 것은 흔치 않은 경우로 정자를 화려하게 꾸미고자 한 노력을 볼 수 있으며,

좌, 우측면에서는 충량을 대들보위에 얹었는데 충량의 머리부분에는 용두를 초각하였고 가구에는 모두 단청을 올렸으며,

겹처마에 팔작지붕의 형식입니다.

 

 

 

전하여 내려오고 있는 장만리(章萬里)의 시(詩)를 올려 봅니다.

동으로 흐르는 호수 물가에 / 이름난 곳을 찾아 얻고 새롭게 집을 지었네

돌과 샘에 인연있어 재빨리 착수하고 / 구름과 수풀에 욕됨이 없이 가히 이몸을 마칠가 하네

낚시대에 도롱이 입고 안개비 맞으며 보니 / 절벽에 핀 복사꽃은 옥동의 봄이로구나

바위굴에 있는 원학과 친구되기를 허락하니 / 성스럽고 밝은 세상에 오직 한가한 사람이라네

장만리(章萬里) 의 시(詩) "초현에 엎드려 살다"

 

 

 

 

"세월을 막는다"는 의미의 차일암(遮日岩) 암반 바위와 짙푸른 숲과 맑게 흐르는 계곡물로,

너럭바위 차일암(遮日巖) 주변에 흐르는 물은 또 그리 깨끗할 수가 없는데,

동호정 아래 너른바위(차일암)는 수 백명이 들어서도 넉넉하게 큼직하며,

옆을 흐르는 물은 그리 깊지 않아 아이들이 물놀이 하기에는 그만이며,

물놀이 하다 한기를 느끼면 햇볕에 데워진 따뜻한 바위 위에서 몸을 녹일수도 있어 더욱 좋습니다.

 

 

 

자연 그대로인 구불구불한 기둥이 아름답고,

추녀 끝에 세운 활주가 활달하며 통나무에 홈을 파서 만든 계단이 운치 있으며,

정자 주변의 노송(老松)과 너럭바위 그리고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이 빼어난 풍광을 보여주는 곳으로,

경남 함양 화림동(花林洞) 팔담팔정(八潭八亭)의 정자 문화재,  동호정(東湖亭)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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