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거창의 정자 문화재 탐방에서,

경남 거창군 신원면 양지리 303-1번지에 위치하고 있는 "인풍정(引風亭)"을 찾았습니다.

 

인풍정(引風亭) 입구의 모습으로,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413호로 지정된 인풍정의 정식 명칭은 "거창양지리인풍정(居昌陽地里引風亭)"입니다.

 

 

 

인풍정(引風亭)은 조선 중종때 통정대부 부사직을 역임한 신여수(愼汝脩)의 5대손 묵일헌(默逸軒) 신치중(愼致中)이,

1678년에 신원면 양지마을 동쪽에 축대를 쌓고 나무를 심어 바람 쐬기 좋은 곳을 만들어 이를 인풍정(引風亭)이라 명명(命名)했던 곳으로,

일제강점기인 1923년에 그 후손 신종학(愼宗學)이 인풍정(引風亭) 건물을 지어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정자의 배면(背面)은 4단으로 자연석 석축을 들여 쌓았고,

입구에 협문(夾門)을 세우고 나머지는 모두 토석혼축(土石混築) 한식(韓式) 담장으로 경계를 둘렀는데,

조선시대 농촌마을 집성촌(集姓村)에서 나타나는 가문 위주의 실용적 시대정신이 잘 나타난 독창적인 문화유적 이기도 합니다.

 

 

 

정자앞 마당의 왼쪽에는 입구 쪽을 향하여 서 있는 비석이 있어,

"사묵일헌신공유적비(逸軒愼公遺蹟碑)"  인풍정비명 병서(風亭碑銘 幷序)가 새겨져 있는데,

문소(聞韶) 김황(金榥) 찬(撰)하고 재령(載寧) 이병훈(李秉薰)이 글씨를 쓰고 두전(頭篆)은 후손(后孫)인 두성(斗晟)이 쓰고(敬篆),

역시 후손(后孫)인 행범(行範)이 감역(監役)하였다고 되어 있습니다.

 

 

 

인풍정(引風亭)은 정자(亭子) 용도의 누각(樓閣)으로 정면 4칸, 측면 2칸의 규모이며,

5량으로 가구(架構)한 겹 처마에 팔작(八雀)지붕으로 자연석 기단(基壇)과 자연석 주초(柱礎) 위에,

외진주(外陣柱)는 원주(圓柱), 내진주(內陣柱)는 방주(方柱)를 세웠으며 좌로부터 대청+방+방+대청의 순으로 평면을 구성하였고,

외진주(外陣柱) 밖까지 마루를 확장하여 계자난간(鷄子欄干)을 둘렀으며 양측 청방간은 4분합 들문이 달려 있는데,

문 얼굴은 위로부터 띠살, 빗살, 교살, 궁판 순으로 구성한 근대적 특성을 보이는 호남지방에서 흔이 보이는 마루 가운데에 방을 들인 평면구조 입니다.

 

 

 


인풍정(引風亭)의 현판이며,

 

 

 

호남지역에서 많이 보았던 마루 가운데 방을 들인 구조로,

일제강점기의 정자이다 보니 규모가 커져서인지 2칸의 방을 들였고,

전면이 아닌 측면으로 들문인 사분합문(四分閤門)을 낸점이 특이 합니다.

 

 

 

네 짝으로 된 분합문 마루나 방 앞에 설치하여 접어 열 수 있게 만든 큰 문인,

사분합문(四分閤門)의 문살에서 조선후기 또는 근대의 모습을 볼수 있습니다.

 

 

 

정자의 마루에서는 3개의 인풍정기(引風亭記) 편액을 볼수 있어,

세 계미 중하 지하완(歲癸未仲夏之下浣)에 아들 명익(命翊)의 인풍정기(引風亭記) 편액이며,

 

 

 

또 하나의 인풍정기(引風亭記)의 편액으로,

세 계축 지모(歲癸丑之暮)에 포산(苞山) 곽종석(郭鍾錫)이 지었으며,

 

 

 

세번째 인풍정기(引風亭記)의 편액은,

세 계미 중하 지상한(歲癸未仲夏之上澣)에 아들 성익(聖翊)이 지은 글 입니다.

 

 

 


"인풍정량송(引風亭樑頌)" 현판으로,

숭정 오을축 귀기월 하완(崇禎五乙丑歸奇月下浣)에 인주(仁州) 장석영(張錫英)의 글이며,

인풍정량송은 상량문(上樑文) 입니다.

 

 

 

성산(星山) 여홍악(呂弘岳)의 기문(記文)을 볼수있고,

 

 

 

팔세손(八世孫) 종학(宗學)이 지은 기문(記文)이 있으며,

 

 

 

인풍정(引風亭錄)의 내력을 살필수 있는 기문의 편액들을 볼수 있습니다.

 

 

 

1678년 묵일헌(默逸軒) 신치중(愼致中)이 남긴 인풍정(引風亭), 인풍대(引風臺)의 시(詩)를 가져와 봅니다.

八曲豁然引風亭 (팔곡활연인풍정)   팔곡이라 탁트인 인풍정(引風亭),

望裏橫橋石色靑 (망리횡교석색청)   바라보니 가로놓인 다리 돌 빛이 푸르네.

飄灑胸襟渾忘返 (표쇄흉금혼망반)   바람이 가슴을 후련하게 하여 돌아가는 걸 잊고 있는데,

渚禽林鳥亂人聽 (저금림조란인청)   물새 산새 지저귀는 소리 귓전에 요란하네.

 

 

 

정자에서 내려와,

정자 옆으로 나있는 낮은 오르막을 올라 인풍대(引風臺)를 찾아 봅니다.

 

 

 

이곳 주민들은 나무가 식재(植栽)된 남쪽 상단을 인풍대(引風臺), 정자가 있는 북쪽 하단을 인풍정(引風亭)이라 부르고 있는데,

위의 두곳은 750m2 부지에 서로 10m 정도의 고저차(高低差)를 두고 배치되어 있으며,

모두 하천을 조망하고 있어 경관이 빼어난곳에 자리해 있는데,

인풍대(引風臺)는 전통적인 자연석 쌓기 방법으로 쌓아 상면을 직사각형으로 만들고 다시 그 외곽을 판석(板石)으로 두르고,

가운데는 단을 높여 모래를 깔았고 그 외곽에 둥글게 느티나무등을 식재(植栽)하였는데,

현재 수고(樹高) 20m 내외에 수령(樹齡) 300년 이상인 느티나무 6그루가 남아 있습니다.

 

 

 

인풍대(引風臺) 안쪽에는 세운지 오래지 않아 보이는 비석 2기를 볼수 있고,

 

 

 

인풍정(引風亭)은 1678년 신치중(愼致中)에 의해 초창된 건축물로,

풍수지리설에 의해 동리에서 냇물이 너무 훤하게 보이면 마을이 불길하다고 하여 건립 되었다고 전하는데,

인풍정은 대와 정자가 각각 독립성을 가지면서 적절히 연결되도록 잘 어우러진,

우리나라 전통건축의 독창적인 특징을 잘 보여주는 건축물로 현재의 건축물은 1923년에 그 후손 신종학에 의해 다시 지어졌습니다.

 

 

 

근대기에 지은 정자 이지만,

조선중기 묵일헌(默逸軒) 신치중(愼致中)의 유허를 살필수 있고,

풍수적인 비보의 목적 등으로 조성하였지만

오랜세월을 큰 그늘과 시원한 전망으로 이곳 주민들의 삶에 풍성함을 더해 주었을 것으로 여겨지는,

경남 거창의 정자 문화재, 인풍정(引風亭)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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