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암군 신북면 모산리에 있는 정자 문화재,

영팔정(詠八亭)을 찾았습니다.

 

전라남도 기념물 제105호로 지정된 영팔정(詠八亭)으로,

영팔정(詠八亭)은 건립 당시에는 모정(茅亭)으로도 불리웠으며,

 

 

 

영팔정(詠八亭)은 고려 말에서 조선초의 문신인 전라도 관찰사 하정유관(柳寬; 1346∼1433)이,

이곳에 정착하면서 주위 경치에 감탄하여 그의 아들 맹문(孟聞)에게 명하여 1406년(태종 6)에 건립하였는데,

그후 여러 차례 중수와 개수가 이루어 지다가,

1689년(숙종 15) 영의정을 지냈던 약재(約齋) 유상운(約齋 柳尙運 1636∼1707)에 의해 현재 규모로 중창 되었다고 합니다.

 

 

 

영팔정(詠八亭)은 처음에는 모산리의 "모"자와 유관(柳寬)의 호 하정(夏亭)의 ‘정’자를 따서 "모정(茅亭)"이라고 불렀으나,

율곡(栗谷) 이이(李珥,1536~1584)가 이곳에 왔다가 이곳의 풍광에 감탄하여팔영시(八詠詩)를 남긴 후로,

영팔정(詠八亭)이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영팔정(詠八亭)의 현판으로,

정자의 전면에 있는 영팔정(詠八亭)의 현판은 조산 숙종조의 명신인 약제(約齊) 유상운(柳尙運)의 글씨이며,

 

 

 

앞에서 보아 정자의 오른쪽에 있는 기둥 3개는 초석없이 돌기둥을 올린후 그위에 나무기둥을 세웠는데,

 

 

 

연유는 알수 없으나,

정자의 전체가 나무기둥으로 되어 있는데,

한 부분만 돌기둥을 세워 두었다는 점이 특이 합니다.

 

 

영팔정(詠八亭)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홑처마 팔작지붕의 건물로,

내부는 방이나 벽체없이 사방이 개방된 잡방형으로 마루는 우물마루이며,

동측에만 간단한 평난간(平欄干)을 두었고 전면 기둥에는 주련(柱聯)을 걸었습니다.

구조는 목조와가로 평탄한 대지위에 약 3척 높이의 막돌허튼층쌓기 기단을 쌓고 그 위에 덤벙주초를 놓고 두리기둥을 세웠으며,

기둥머리에는 주두(柱頭 : 대접받침) 없이 보머리를 상투걸이 기법으로 결구 하였고,

보 밑에는 기둥 외부를 곧게 절단하고 내부에는 비스듬히 절단한 간결한 보아지를 두었습니다.

 

 

 

초석은 잘다듬은 화강암을 두었으며,

오랜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디딤돌을 통해 마루로 오릅니다.

 

 

 

영팔정(詠八亭)은 배움의 장소로 오랜 세월동안 많은 인물들을 배출하였으며,

마을 사람들이 (계契)를 통하여 모임을 갖던 건물 이기도 합니다.

 

 

 

정자의 천정은 서까래가 노출된 연등천정으로,

가구형식은 5량가(樑架)로서 전후 평주(平柱) 위에 대들보를 걸고 짧은 동자주(童子柱)를 세워 종보(宗樑)를 걸었으며,

그 위에는 초각(草刻)된 판대공(板臺工)과 소로(小累)를 댄 행공첨차(行工檐遮)를 직교하여 짜서 종도리를 안정되게 받치게 하였고,

충량(衝樑) 위에는 외기(外機)가 직접 끼워지며, 외기중도리 모서리기둥 밖의 왕지 부분에는 짧게 내린 달동자(懸童子)를 두고 있습니다.

 

 

 

영팔정(詠八亭)의 마루위에는 여러편의 기문(記文)과 시문(詩文)의 편액들을 볼수있어,

 

 

 

정자 안쪽에 걸려있는 영팔정(詠八亭)의 또다른 현판으로,

조선 후기의 문신인 약천(藥泉) 남구만(南九萬)(1629(인조 7)∼1711(숙종 37)의 글씨이며,

 

 

 

영팔정(詠八亭)의 상량문(上樑文)이며,

 

 

 

정자 안에는 모산팔경을 노래한 여덟 시(詩)인 팔영시(八詠詩)가 여럿 있어서,

팔영시(八詠詩)의 주제는 "竹嶺明月-죽령에 밝은 달", "虎山落熙-호산에 저녁 햇빛", "斷橋尋春-단교에 찾아온 봄", "秋郊晩望-가을들녁을 바라보며",

"槐陰小酌-느티나무 그늘 아래 작은 술잔", "龜川釣漁-구천에서 고기 낚기", "松坡射帿-송파에서 활쏘기", "南塘採蓴-남당에서 순채 캐기" 이며,

조선 후기의 문신으로 영의정, 판중추부사에 올랐던 약재(約齋) 유상운(柳尙運) 팔영시(八詠詩)로,

椆筇尋社去  漁唱隔溪聞    대지팡이 짚고 사원을 찾아 가니 / 어부노래가 먼 시내 건너서 들리네

天惜茅亭月  風吹竹嶺雲    하늘은 모정의 달을 아끼어 / 죽령의 구름에 바람이 날리네

 

 

 

율곡 이이(栗谷 李珥)의 팔영시(八詠詩) 시문(詩文)으로 "竹嶺明月(죽령명월) 죽령에 밝은 달"을 가져 옵니다.

蟾光斜翠霞(섬광사취하)   달빛이 산골에 노을같이 비추니

松影來虛室(송영래허실)   소나무 그림자가 빈 집에 드는구나

淸露滿修篁(청로만수황)   맑은 이슬이 대나무숲 가득 내리니

山童和玉屑(산동화옥설)   산동이 옥가루를 뿌린 듯 하네

1433년 하정(夏亭)이 세상을 떠난 후 율곡 이이(栗谷 李珥·1536~1584)는 이곳에 들러,

하정 선생의 학덕을 기리면서 주변경관을 팔영시(八詠詩)로 읊었고 영팔은 여덟 개의 아름다운 풍광을 읊는다(노래한다)는 의미로,

율곡(栗谷)은 8편의 시(詩)를 남겼는데 정유재란 때 소실되어 단교심춘(斷橋尋春)과 위의 죽령명월(竹嶺明月) 2편만 남아 있으며,

"영팔정(詠八亭)"이라는 정자이름을 얻게된 시(詩) 이기도 합니다.

 

 

 

조선 중기의 문신, 의병장으로 임진왜란시 6천여 명의 의병을 모아 항쟁했던 제봉(霽峰) 고경명(高敬命.1533~1592)의 팔영시(八詠詩)이며,

역시 죽령명월(竹嶺明月) 부분만 가져옵니다.

달빛 아래 물결은 금빛으로 찰랑이고 / 이슬은 맑디맑아 구슬같이 투명하네

모산리의 맑은 밤 잠 못 드는 그대여 / 학이 되어 구름 위를 날아보면 어떠리

 

 

 

조선 중기의 문신 설사(雪蓑) 남이공(南以恭)의 팔영시(八詠詩) 편액이며,

 

 

 

시조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로 유명한,

조선 후기의 문신 약천(藥泉) 남구만(南九萬)의 시문(詩文)으로 정자 안쪽의 현판과 함께 팔영시(八詠詩)의 편액을 남겼습니다.

 

 

 

1985년의 영팔정중수기(詠八亭重修記) 편액이며,

 

 

 

영팔정(詠八亭)에는 아주 많은 기문(記文)과 시문(詩文)의 편액은 볼수 없지만,

편액 옆에 설명문을 함께두어 한문과 시문 등이 어려운 우리들에게 이해가 편합니다.

 

 

 

정자의 마루에서 주변의 경치를 바라 봅니다.

 

 

 

정자 앞에 보이는 노거수 느티나무는 수령이 450년 이상으로,

유관(柳寬)의 5대손 유용공(柳用恭)(1492~1511)이 거창현감으로 재직시에 유관의 현몽을 받아,

5형제 아들을 이곳 모산리에 살게 하면서 기념으로 심었던 나무라고 합니다.

 

 

 

500여년이란 세월의 풍파를 느끼게 하던 정자와 느티나무가 주변에 있으며,

600여 년의 역사를 품고 있는 유서 깊은 정자로,

 

 

 

영팔정의 전신인 모정(茅亭)을 세운 유관(柳寬, 1346~1433)은,

본관이 문화(文化)이며 자는 경보(敬甫) 자는 몽사(夢思)이고 호는 하정(夏亭)이며 시호는 안숙(安肅)으로,

황희(黃喜), 허조(許稠)와 함께 세종대의 대표적인 청백리로 꼽혔던 "선초삼정(鮮初三淸)"에 속했던 인물로,

1371년(공민왕 20) 문과에 급제하였고  1392년 조선이 개창되자 개국원종공신에 책록되어 신왕조에 참여하였고,

1397년(태조 6) 좌산기상시(左散騎常侍)·대사성, 이어 형조전서·이조전서 등을 지냈으며,

1400년(정종 2) 강원도관찰사로 나갔다가 전라도관찰사로 옮기게 되었고,

79세에 영의정에 올라 82세 때 까지 무려 55년간 관직에 머물 정도의 청빈적 삶을 살았는데,

우의정에 올랐어도 비가 새는 담이 없는 초라한 초가집에 살면서도 88세까지 장수했다고 합니다.

 

 

 

영팔정 바로 뒷편에는 분비재(憤排齋)가 자리하고 있어,

분비재는 "분해도 말하지 아니할 수 밖에 없으니 자신 되돌아보기와 학문에 더욱 정진하라"는 의미라 하며,

인조 21년 1643년 유준(柳浚)이 향민을 강학하던 장소로 건립 되었고 1897년에 중창 되었으며 현재의 건물은 1929년에 중수 하였습니다.

 

 

 

분비재 안쪽에는 사당인 죽봉사(竹峯祠)가 있어,

1729년(영조 5)에 건립된 문화유씨(文化柳氏) 문중의 사우(祠宇)이며,

문이 닫혀 있어 들어 갈수는 없습니다.

 

 

 

조선시대 전반과 근대기까지의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오면서,

마을 사람들이 (계契)를 통하여 협동, 화합하는 모임을 갖던 정자 였으며,

수많은 명사들이 다녀간 흔적을 찾을수 있는곳으로,

전남 영암의 정자 문화재 "영팔정(詠八亭)" 방문기 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