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청도군 화양읍 유등리에 있는, 

유호연화(柳湖蓮花)로 이름난 유호연지(柳湖蓮池)와 정자인 군자정(君子亭)을 찾았습니다.

 

유호연지(柳湖蓮池)는 총 둘레가 1㎞ 남짓이며 면적은 20,600여평으로,

인근에 출사지로 유명한 혼신지의 일몰을 보고 온터라 땅거미가 내려오고 있고,

군자정(君子亭)은 인공적인 섬위에 세워져 있으며 다리를 건너 일감문(一鑑門)을 통해 들어갈 수 있으며,

정자의 양편으로 작은 두개의 섬을 만들어 놓았는데 이들 섬 모두에는 버드나무가 심어져 있습니다.

 

 

 

유호연지(柳湖蓮池)에 있는 군자정(君子亭)은,

고성이씨(固城李氏) 청도 입향조 모헌(慕軒) 이육(李育)이 무오사화(戊午士禍)로 인해 이곳 유등리에 은거하면서,

신라지(新羅池)라 불리던 못을 깊이 2미터, 넓이 7만여 평방미터, 둘레 700여 미터로 파고 넓혀 연을 심고 군자정을 세운데서 아름이 났으며,

자연경관이 뛰어난데다가 연꽃이 만개할 때는 일대장관을 이루어 청도팔경 중 하나로 일컬어 진다고 합니다.

 

 

 

다리를 건너면 정자 앞에 대문인 일감문(一鑑門)이 있어,

일감(一鑑) 이라는 말은 주자(朱子,1130~1200)의 시(詩) 관서유감(觀書有感)에서 가져온 단어이며,

 

 

 

군자정(君子亭)은 정면 4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건물로서 가운데 2칸의 마루방을 두고 누마루를 바깥에 둔 특이한 구조이며,

1531년에 창건하였고 그 후 중수와 중건을 거듭하여 1915년 중창하였고,

현재의 건물은 1970년에 중건한 것을 1989년 새로 중수 하였습니다.

 

 

 

군자정(君子亭)의 현판으로,

정자의 이름을 군자정이라고 한 것은 송나라 학자 염계(濂溪) 주돈이(周敦頤)가,

모란을 부귀(富貴), 국화는 은사(隱士), 연꽃은 군자(君子)에 비유하여 화지군자(花之君子)에 의한 것으로,

연꽃처럼 청정한 군자(君子)를 추구 했기에 정자 이름을 군자정(君子亭)이라 하였다고 합니다.

 

 

 

도학을 수학하는 선비들은 연꽃을 군자의 꽃으로 부르며 연을 심고 가꾸고 감상하는 것을 공부로 삼았는데,

고려 말의 성리학지 목은 이색((牧隱 李穡, 1328~1396)도,

"연꽃을 감상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내용을 제목으로 얹은 시를 여러 수 남겼습니다.

 

 

 

모헌(慕軒) 이육(李育)은 이곳에서 강학수교로 인·의·예를 바탕으로 한 유풍진작(儒風振作)을 향내에 펼쳤으며,

군자정은 조선시대부터 수많은 학자들이 찾아들어 학문을 강론하고,

시인묵객들이 화조월석(花朝月夕)에 음풍농월(吟風弄月)했던 곳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연꽃이 화려하게 핀 유호연지(柳湖蓮池)를 배경으로 군자정(君子亭)이 어우러진 풍경은,

전국 명승지 100선 가운데 하나이며 청도8경 중에서 제5경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곳으로,

 

 

 

유호연지(柳湖蓮池)는 유등 연지(柳等 蓮池), 신라지(新羅池)라고도 불리고 있으며,

 

 

 

겨울이면 연잎은 고스라져 물에 잠겼고,

연밥과 말라버린 줄기만 남아 있는 모습이 또다른 운치가 있어,

 

 

 

여름의 화사하게 피어 오르는 연꽃의 군락도 좋지만,

또하나의 여름을 기다리는 겨울 연의 모습도 또다른 모습을 보여주어 나쁘지 않습니다.

 

 

 

다리를 건너 정자에서 나와,

오른쪽에 조성되어 있는 산책로를 향합니다.

 

 

 

멀리 군자정(君子亭)을 바라보며,

일감문(一鑑門)에서 언급했던 주자(朱子)의 시 관서유감(觀書有感)을 가져 옵니다.

半畝方塘一鑑開   조그만(반 이랑) 네모 연못에 거울처럼 열리니

天光雲影共徘徊   하늘빛과 구름그림자가 그 안에 떠 있네

問渠那得淸如許   무엇일까 이 연못이 이리 맑은 까닭은

爲有源頭活水來   샘이 있어 맑은 물이 흘러오기 때문이지

 

 

 

유호연지(柳湖蓮池)의 명칭은,

버드나무 두른 연못에 연꽃이 핀다는 다분히 도교적 의미로,

도교 팔선(八仙) 중 하선고(何仙姑)는 사람이었다가 천도(天桃)를 먹고 선녀가 되었고,

신선이 된 하선고는 항상 연꽃을 들고 다니는 모습으로 표현되는데 이 때 연꽃은 고결함과 선 (仙)의 경지를 상징합니다.

 

 

 

유호연지(柳湖蓮池)는 조선시대의 "반보기 풍습"의 유래지로 기록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며,

반보기 풍습은 옛날 남녀가 유별하던 시대에,

서로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던 규방의 여인들이 추석 다음날 이 연지에 모여 서로의 회포를 풀면서 담소를 나누던 풍습으로,

 

 

 

반보기의 원래명칭은 "중로상봉(中路相逢)"으로,

"길 중간에서 서로 만난다"는 뜻을 담고 있어,

친정을 가지 못하는 딸들이 친정 어머니를 이곳에서 만나는 세시풍속으로,

친정길을 반만 가니까, 가족을 다 보지 못하니까, 눈물이 앞을 가려 친정엄마가 반만 보이니까 해서 반보기라는  말이 붙여졌다고 하며,

전통적인 가족제도 하에서 추석 명절에 친정 나들이는 꿈도 꾸지 못했던 시절에,

한나절이나마 친정어머니를 만날 수 있었던 세시풍속 반보기는 딸의 입장에서는 그나마 다행하고 고마운 시간 이었을 것입니다.

이 풍습은 광복후까지 지속되다 현대화의 물결에 휩쓸려 지금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유호연지(柳湖蓮池) 산책로에서 볼수있는 아담한 안내문이며,

 

 

 

산책로에는 연지와 관련한 시비들이 있어 함께 돌아 보는것도 좋습니다.

 

 

 

청도 들녘의 수원이 되고 있고,

조선시대 여인들의 애환이 있는 반보기의 풍습을 전하는 곳이며,

모헌(慕軒) 이육(李育)의 유허가 남아 있는 곳으로,

경북 청도의 유호연지(柳湖蓮池)와 군자정(君子亭)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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