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영암군 군서면 모정리 모정 마을에 있는,

일제 강점기때 지은 정자, "원풍정(願豊亭)"을 찾았습니다.

 

영암의 정자 원풍정(願豊亭)은 모정저수지옆 낮은 언덕에 자리하고 있어,

여름과 함께 피어나는 홍련과 월출산을 바라보는 달맞이 정자로도 좋은 곳으로,

 

 

 

정자의 양쪽에는 노거수 소나무와,

모정마을의 당산목으로 수령 180여년의 팽나무나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으며,

 

 

 

원풍정(願豊亭) 옆에는 "관찰사김공병교영세불망비(觀察使金公炳喬永世不忘碑)"의 철비(鐵碑)가 있어,

높이 127cm, 넓이 26cm, 두께 3cm의 크기로 쇠로 만들어 세운 철비(鐵碑)는 조선후기에 많이 세워졌는데,

영암군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남아있는 철비로,

 

 

 

1857년 당시 전라도 관찰사였던 김병교의 명판결을 기리어,

모정마을 주민들이 세운 영세불망비(永世不忘碑)로,

"논에 물대는 것과 관련하여 선산 임씨들과 모정마을 간의 소유권 다툼에서,

방죽(모정 저수지)이 모정마을 주민들에게 속한다는 명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서 두고두고 칭송 하겠노라"는 내용입니다.

 

 

 

원풍정(願豊亭)은 일제 강점기인 1934년 김권수와 마을 주민들에 의해 마을의 자치 공간으로 건립된 최초의 정자로,

1987년 마을 부인회의 주관으로 중수가 이루어 졌으며 1996년 한 차례 더 중수를 거쳤는데,

원래 원풍정의 출발은 1557년에 전남 담양부사로 재임하면서 식영정(息影亭)으로 담양에서 더 알려진,

석천(石川) 임억령(林億齡,1496~1568) 형제가 지은 ‘쌍취정(雙醉亭)"이 있었던 곳으로,

쌍취정은 서호면 엄길리로 옮겨져 "수래정(修來亭)"으로 불리고 그자리에 원풍정을 지었다고 합니다.

 

 

 

저수지를 바라보는 정면의 원풍정(願豊亭) 현판이며,

 

 

 

정자의 뒷면에도 또하나의 원풍정(願豊亭) 현판이 있으며,

원풍정(願豊亭)은 모정마을 사람들이 풍년과 풍요로운 삶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정자는 정면 3칸 측면 3칸의 골기와 맞배지붕이며,

정사각형으로 무실대청형 정자로 방은 들이지 않고 마루만 두었으며 기둥의 밑 부분은 석주(石柱)로 되어 있는데,

원풍정은 마을 주민들이 정자를 짓기 위해 함께 돈을 모아 계를 조직하여 지었던 건물로,

마을 주민들의 자부심과 노고가 녹아 있는 건축물로 마을 자치 조직인 원풍계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정자의 기둥에는 원풍정(願豊亭) 12경을  주련으로 각인해 두어,

指南夜雨(지우야우)  지남들녘에 내리는 밤비       仙掌牧笛(선장목적) 선장의 목동의 피리소리

德津歸凡(덕진귀범)  덕진의 돌아오는 범선          月山返照(월산반조) 월산의 돌아오는 불빛

西湖白石(서호백석)  서호의 흰돌                      蓮塘秋月(연당추월) 연당의 가을 달

雅川明沙(아천명사)  아천의 밝은 모래               鶴嶺歸雲학령귀운) 학고개의 돌아가는 구름

鳩林朝烟(구림조연)  구림의 아침연기                龍江漁火(용강어화) 용강(영산강)어선의 불빛

岬寺暮鐘(갑사모종)  도갑사의 늦은 종소리         隱跡晴嵐(은적청람) 은적산의 맑은 날에 아른거리는 아지랑이

 

 

 

원풍정(願豊亭)의 마루위에는 여러 편액(扁額)들이 올려져 있어,

 

 

 

모정 마을과 관련하여 행사와 관련한 것으로 보이는 한글이 혼용된 편액과,

 

 

 

5기의 현액시(懸額詩)의 편액(扁額)이 있으며,

 

 

 

농은(農隱) 김모수(金模洙)의 시문(詩文) 편액(扁額)으로,

山高水碧一亭淸    산은 높고 물 푸른데 한 정자(亭子) 맑으니

含哺老人擊壤聲    배부른 노인들의 격양가(擊壤歌) 가락 들리네

時景所睹多勝趣    빼로 보여주는 경치는 빼어남이 많아

登臨忽覺近仙情    정자에 올라 임하니 홀연 선정에 가까이 있음을 느낀다네

 

 

 

동룡(東龍) 김용식(金容湜)이 지은 "원풍정운(願豊亭韻)"의 현액시(懸額詩)로,

月岳東高又水淸   동쪽은 높으  월출산이 있고 물 또한 맑으니

此亭豊滿特傳聲   이 정자에 풍만한 특이한 소리를 전하는 구나

登臨秋色黃金積   올라서 내려다보니 가을빛이 황금이 쌓인 듯 하고

飽腹多千歌世情   배불리 먹으니 오래도록 세상사 정을  노래하네

 

 

 

원풍정기(願豊亭記)의 기문(記文)은 2기가 올려져 있어 그중 하나이며,

 

 

 

1934년 3월 해관 김용채(海觀 金容彩)가 지은 "원풍정기(願豊亭記)"의 기문(記文)이 있고,

 

 

 

1996년의 중수기(重修記)의  기문(記文)이 있습니다.

 

 

 

여름철에는 모정마을 주민들이 원풍정(願豊亭)을 많이 이용 하시는듯,

정자의 천정에는 선풍기를 매달아 둔 모습도 들어 옵니다.

 

 

 

옛날 이곳에 있던 쌍취정(雙醉亭)은 사라졌고 석천(石川) 임억령(林億齡)의 시(詩)만 남아서 전하고 있어,

長勞南北夢  保把海山盃   오랫동안 남과 북의 꿈에 꾸었더니 / 우연히 해산에서 술잔을 잡네

萬一君恩報  輿君興去來   만일 그대 은혜 갑고 자 하면 / 그대와 더불어 다시 돌아오리다

 

 

 

원풍정(願豊亭)의 마루에서는 모정저수지 건너로 멀리 월출산이 들어오며,

해양(海養) 최영순(崔永淳)의 원풍정(願豊亭)을 노래한 시문(詩文)으로,

特秀高亭近水淸    물은 맑은 곳에 유달리 빼어난 높은 정자에서

野翁相話有年聲    촌 늙은이들 서로 풍년을 말하네

君有新詩我有酒    그대에게는 새로운 시가 있고 나에게는 술이 있으니

時來明月最多情    때 마침 떠오르는 명월(明月)이 정감을 절정에 이르게 하누나

 

 

 

신문영(申文永) 도갑사에서 들린 종소리로 달을 맞이하면서 읊은 시문(詩文)으로,

茅亭臨水淸  楣宇百年聲    초정자는 맑은 물을 바라보고 있고 / 처마에는 백년의 명성을 새겼구나.

岬寺暮鐘遠  蓮塘秋月明    도갑사의 저문 종소리 멀리서 들려오고 / 연못가에 지은 정자에 가을 달빛이 밝구다

風烟欲盡地  詩酒尤多情    안개는 바람으로 땅에서 사라지니 / 시와 술은 더욱 다정하구나.

南野登豊饒  農夫歌太平    남쪽 들판은 풍요롭게 익어가니 / 농부는 태평가 부르네

 

 

 

일제 강점기에 지어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곳은 아니지만,

원풍정 십이경을 표현한 모정마을의 벽화와 더불어 함께 마을의 자치 공간으로 건립 되어 화합을 의미 하며,

석천(石川) 임억령(林億齡)의 유허가 남아 있고 여름이면 "모정 달빛연꽃 축제"가 홍련지 일원에서 펼쳐져,

아름다운 홍련과 월출산의 달맞이 정자인 전남 영암의 원풍정(願豊亭)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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